아마 나 혼자만의 습관은 아닐 것이다, 몸이 아파 병원에 가면 의사 뒤쪽에 붙어있는 졸업증명서나 자격증을 유심히 관찰하는 것은. 전공분야나 학위 내용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확인하고 싶은 속내는 ‘출신 학교’다. 이 의사와 아무런 친분관계가 없어도 세칭 명문 의대를 나온 게 확인되면 왠지 마음이 놓인다. 명문대 출신 의사들이 병원 간판에 자신이 졸업한 대학 배지를 큼직하게 새겨 넣는 것도 환자들의 이런 심리를 노린 것이다.
이 같은 현상을 ‘양가죽효과(sheepskin effect)’라고 한다. 옛날 서양에선 좋은 학교의 졸업장이나 고급 자격증을 양가죽으로 만들었다. 국가나 사회가 권위를 인정하는 증명서인 만큼 그 상징성이 적지 않았다. 특히 채용 등 짧은 시간에 사람을 판단해야 할 때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강력한 효과를 발휘해 온 것이 사실이다.
동아일보 전문보기 http://news.donga.com/3/all/20180713/91034002/1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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